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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기간(2022.11~2023.7)/일본어 공부

FLAT(부산외대 외국어능력 평가시험, 일본어) 후기 및 소소한 팁

우리나라 학생 및 직장인 대부분은 JLPT 또는 JPT를 준비한다. (유학생은 EJU도 있겠지만)

그만큼 공신력이 있고, 또한 공식성적으로 인정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보통 국외 제출은 JLPT, 국내용은 JPT으로 나뉘는 것 같다. 

나도 JLPT를 N2, N1 각각 1회씩 응시하였으며, 하나는 합, 하나는 불합(실력 무엇;)

JLPT의 시험 과정이나 기출문제, 모의고사 등은 이미 시중에 아주 많이 유통되어 있어 정보 취득과 준비에는 어렵지 않다. 

 

다만. 이 시험의 가장 큰 문제는,

 

1. 시험을 자주 보지 않음(1년 2회, 6월/12월)

 

2. 접수기간 -(2~3달)- 시험일 -(1~2달)- 성적발표일 간격이 에지간히 길다. 

특히, 시험일 이후 성적발표일이 상당히 긴데, 이거 진짜 못할 짓이다.

이 기간에 DC 마이너갤(JLPT)에 가면, 난리도 아님. 답 적어오는 사람들끼리 서로 답맞춰보고,

기억에 맞추어 문제를 복원하기도 함. 한 2~3주 지나면 중국학원 등에서 대다수의 문제 복원을 토대로 가안 및 채점계산표? 같은게 올라온다. 더더욱 지X같은게 득점등화라고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채점기준이 있어서, 몇개 맞추면 몇점이 딱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불시험이면 비교적 점수가 잘나오고, 물시험이면 점수가 안나오고...여튼 공식발표일까지 받는 스트레스가 생각보다 심하다. 

 

3. 애니 등등의 매체를 많이 접하지 않은, 나같은 일본어 맨땅헤딩를 하는 사람에게는 청해(듣기) 파트가 상당히 까다롭다. 

언어지식(단어, 한자 등) 및 독해의 경우, 일본어 자체가 한자 베이스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빠른 시간 내에 일정 수준을 도달할 수 있다. 시중 수험서를 보면 N2 및 N1 등 등급별 단어가 따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공부하기 더 좋다. 

그런데, 청해 같은 경우에는 방법이 없다. 이제와서 유튜브나 애니로 귀를 뚫어보는것도, 기출문제를 돌리는 것도 시간적 한계가 있다.

더더욱 힘든 것은!!! 공부할 때에는 이어폰이나 정숙한 환경에서 청취가 가능한데, 막상 시험장을 가면...카세트로 틀어준다. 다행?이도 카세트테이브가 아니라 USB로 꽂아서 틀어주는데...하..진짜...안그래도 안들리는데, 음이 다 뭉게져서 특정 단어 몇개로 소설써야 하는 나같은 사람한테는 진짜 쥐약이다. 이건 다음에 본 SNULT도 똑같다. 

 

이제와서 생각하지만, 청해 준비에 팁이 있다면, 

되도록 이어폰으로 하지 말고, 오픈된 공간에서 스피커로 하는게 그나마 좋을 것 같다. 초보자에게는 이게 은근 차이가 있다. 

 

 

결론은 어쨌든 N1에 떨어졌다. 나는 N1이 필요한데...

 

 

대안을 마련해야 했다.

인정되는 시험으로 대부분 한국외대에서 하는 FLEX를 본다. 

근데 나는 시험일정이 안맞아서 이걸 볼 수가 없었다. 대신에 서울대의 SNULT를 봤다. 

 

JLPT에 비해 시험도 자주 있고, 성적도 1주일~10일 뒤 정도로 빨리 나온다. 

시험 구성은 JLPT랑 유사한데, 특이한 점이라고 한다면, JLPT는 각 등급별로 특정 등급에 맞는 문제로 구성된다면, 

SNULT는 쉬운 문제부터 시작해서 점점 어려워지는 문제로 구성된다. 

나같이 초짜들은 전략을 잘짜야 하는데, 각 파트별로 쉬운 문제에 집중하고 어려운 문제는 버리는 식이다.

하..근데 이것도 문제가 있는게, 나같이 수험기간이 길지 않은 사람들은 아주 기초적인 내용이 오히려 어려운 부분으로 올 수 있다. 

단어가 한자가 아닌 히라가나로 써있으면 오히려 독해가 안된다던가, 청해 대화구성에서 일상대화의 대답을 못고른다던가 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결론은 이것도 기준 점수에 도달하지 못했다. 필요한 성적은 70점이었는데 60점 초반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하...방법이 없는 것인가 하고 좌절하고 있을때! 우연히 부산외대에서 실시하는 FLAT 시험에 대해 알게 되었고 최종 성적 발표일 일정도 딱 좋았다. GOGO!

 

<기초적인 부분>

1. 부산에 있는 부산외대에서 본다. 그것도 평일(금) 오후 6시에. 접근성이 아주 극악이다. 부산...이야 비행기도 있고 철도도 있고 하니까 어쩔 수 없다 치는데, 부산외대 접근성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혹시 지하철역(금정역)에서 걸어갈 생각은 절대 하지 마라. 죽는다. 나는 걸어갔다. 시험장 도착하니까 땀이 범벅이었다. 꼭 마을버스나 셔틀버스 이용하길 바란다. 

 

2. 시험이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접근성 문제인지, 시험 보는 사람이 극히 없다. 정보가 없는건 어쩔 수 없다. 기출문제가 홈페이지에 공개되는데, 여타 시험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문제는, 2022년 기준으로 1년에 8번 시험이 있는데, 해당 회차에 5명 이상 접수하지 않으면 그 시험이 진행되지 않는다. 응시료(6만원) 입금 기준이다. 나처럼 최종성적 제출에 데드라인이 있는 경우에는 진짜 이것도 진땀뺀다. 

접수기간 중에 행정실에 전화를 해서, 현재 접수인원 및 시험진행 여부를 꼭 확인하여야 한다. 시험 다 준비했는데, 막상 시험을 안치면 그거야말로 낭패아닌가. 내가 응시한 시험은! 진짜 딱 5명 접수했더라.

 

 

<시험 구성 및 내용 관련>

 

FLAT가 나에게 정말 딱 맞았던 것은! 청해 시험이 없다는 것이다. 날 그렇게 괴롭히던 청해가 없다니 이 무슨 개꿀인가 싶었지만, 그 대신 필기에 '작문' 파트가 있고 또한 청해를 대신해 '인터뷰'가 있다.

"필기(100점, 작문 30 포함) + 인터뷰(100점) = 총점 " 이렇게 구성된다. 

 

 

1) 필기시험

등급이 구분되는 JLPT 보다는 구분없는 SNULT나 FLEX 시험에 가깝다. 즉, 쉬운 문제와 어려운 문제가 섞여있다. 

단어 문제는 크게 어려움이 없었고 JLPT N2 정도 수준으로 체감되었다. 

근데, 독해 뒷파트는 체감상 JLPT N1 보다 난이도가 높았다. 긴 지문 하나에 2~3개 정도 하위 질문이 있는 구조인데,

지문 영역이 완전 경제였다(엔저, 달러, 주식시장 등). 배경 지식이 없으면 당황할 수 있겠다 싶었다. 

 

작문의 경우 총 5개의 문제가 나오는데, 한글 문장 하나를 일본어로 번역하는 식이다. 

실력이 미천한 나는 아는 한자는 최대한 쓰고, 안되겠으면 히라가나로도 썼다. 

N2 및 N1의 핵심문법 (이중 부정, 조건문, 명령문 등)을 확실히 알고 있으면, 좀 나앗을 것 같은데...쉽지 않다.

 

개꿀팁이 있다면,

어휘, 독해, 작문 시험문제지가 같이 묶여 있으니까, 시험 시작하면 바로 작문 문제부터 인식을 하고 다시 어휘, 독해를 풀고, 실제 작문은 제일 마지막에 하는게 좋겠다.

독해문에 이미 해당 문법이 녹여져 있는 경우가 있겠고, 단어의 경우에도 직역되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시험문제지에 나온 단어로 대체해도 되니까 말이다.

나도 생각은 했었는데, 이걸 딱 머리에 넣고 오지 않았더니, 막상 시험문제를 받으니 허둥지둥거렸다. 좀더 차분히 세팅을 했으면 작문 성적이 좋았을 것 같다. 

 

2) 인터뷰시험

성적이 애매하고 간당간당한 상황에서 인터뷰시험 준비를 그래도 열심히 했다.

예상질문을 뽑고(자기소개, 일본어 동기, 공부 방법, 여행 경험, 부산에 대한 추억 등) 

거기에 맞게 스크립트를 짰다. 물론 파파고를 활용했다. 

질문 하나에 한 3~4줄 정도 구성했다. 10분 분량을 따져보니 A4 기준으로 7~8장 정도(밑에 발음까지 쓴 것 기준) 준비했다. 달달달 외워서, 질문 순서가 꼬여도 다시 돌아올 수 있게끔 준비했다. 

전화일본어(별도 포스트 예정) 선생님과 가상 인터뷰도 해보고 해서, 2~3주 정도는 빡시게 준비한것 같다.

 

필기시험(70분) 끝나고 약간의 휴식시간을 가진 뒤에 한명씩 인터뷰방으로 불려간다. 

1:1 면접이고, 타이머로 딱 10분이 주어지는 것 같다. (인사, 신원확인 및 착석 제외)

일본인! 교수님 이었고, 아주 인자하시고 편하게 해주시려고 노력해주셨다.

근데!! 역시나... 사전에 리허설한 것과는 다르게, 매우 캐쥬얼한 1:1 면접이 진행되었따. 

오늘 어떻게 왔냐, 끝나고 머할거냐, 부산에 친구가 있냐, 일본에는 왜 가냐, 일본어는 어떻게 공부했냐 등등 

답변 자체를 길게 할 수 없게끔 매우 스피디하게 진행되었다.

먼가 두세문장을 해야 내가 준비한 대로 이끌어가는데, 교수님 질문 페이스에 답변하기 바빴다. 

그래도 준비한 부분 중에 몇개는 나와서 그부분은 좀더 자신있게 대답했던 것 같다. 

인터뷰를 마치니 8시 정도 되었다. 

 

10일 후에 발표된 결과는! 아슬아슬 70점 초반을 획득하였다

기대했던 것만큼 인터뷰 점수가 나오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타시험의 청해점수보다는 잘 나온 것 같다. (이것이 포인트!)

필기시험의 각 분야별로 점수가 공개되지는 않는데, 의외로 작문 성적이 크게 갉아먹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5문제에 6점씩인데, 사람이 채점하는 것인지라 그래도 3~4점씩은 주셨나 싶다. 

 

 

이동거리, 준비과정 등을 생각하면 좀 아찔하지만 그래도 어쨌든 원하는 점수를 얻었으니

참으로 감사한 시험이다.